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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유럽

스페인 순례길 ::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 , 알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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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순례길 ::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 , 알베르게

 

 

 

 

다시 돌아온 스페인 순례길 이야기, 이번에는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 알베르게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알베르게라는 곳은 순례길을 걷는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랍니다. 순례자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숙소인데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립 알베르게가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알베르게도 있어요. 알베르게는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이 있어야지만 숙박을 할 수 있답니다. 공립 알베르게 중에서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는 곳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일정한 금액을 기부하면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렴한 공립 알베르게를 이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약간의 경쟁률이 있기도 했어요. 대부분의 알베르게는 도미토리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 곳에 100여 명도 수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몇 년전에 스페인 하숙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알베르게에 대해 알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스페인 하숙에서 머물렀던 사람들이 하는 말 대부분이 호텔만큼 시설이 좋다고 하는데요. 저도 그 말에 100% 공감했어요. 거기에다가 저녁이랑 아침도 저렴하게 먹을 수 있으면 매일매일 걸어도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깐요.  제가 순례길 걸었을 때 머물렀던 알베르게에 대해 포스팅해볼게요.

 

 

 

창고를 개조한 알베르게/ 찜통 같았던 침실
와관이 예뻐서 마음에 들었지만 밤엔 열대야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기억이 ..

 

순례길 국민 루트라는 프랑스 길이 아니라 저는 마드리드 길에서 시작을 했어요. 마드리드길은 정보가 많이 없기도 하고, 순례자들이 머물 수 있는 알베르게도 한정적이였답니다. 항상 마을 시청에 가서 알베르게 위치를 물어봐야 했어요. 프랑스길에 있는 알베르게는 알베르게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상주하고 있는데, 마드리드길에 있는 알베르게는 관리인들이 따로 있어, 관리인들 찾는 것도 일이더라고요. 이제 도착했다는 생각에 온몸이 풀어졌는데 관리인을 찾으러 다닌다는 건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알베르게 열쇠를 받아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옷을 빨아서 널어놓으면 세상 좋아요. 사람이 사용한 흔적이 없는 곳이라 베드버그에 대한 걱정은 없었답니다.

 

 

 

알베르게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 그만큼 가격도 비쌌다

 

 

요긴 사립 알베르게예요. 딱 봐도 좋아 보이죠?? 심지어 개인 사물함까지 마련되어 있어서 개인 소지품을 넣어 둘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너무 안심이 되었답니다. 나무 침대보다는 철제 침대가 삐그덕 거려도 좋아요. 왜냐하면 베드버그가 없을 확률이 높거든요. 샤워실도 깨끗한 편이었어요. 샤워실도 남녀 구분이 따로 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는 거!

 

 

 

8인실 도미토리형식, 남녀 구분이 따로 없어요

 

 

우리나라 게스트하우스처럼 남녀 구분을 해서 방을 배정하지 않아요. 도착하는 순서대로 침대가 배정된답니다. 남자 친구랑은 위아래 같은 침대를 사용하는 걸 좋아했어요.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깐요! 2층 침대에 널려 있는 수건에 쉰내가 아주 많이 나서 방 안에 들어가는 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순례길 걸으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호텔

 

 

마드리드 길에서 프랑스길로 합류하고 나서 레온이라는 도시에서 4일 동안 보냈는데요. 이틀 정도는 호텔에서 머물렀어요. 이왕 머무는 거 맛있는 거 만들어 먹자며 주방이 있는 호텔로 예약해서 먹고 싶은 거 실컷 만들어 먹곤 했답니다.

 

 

 

 

 

주방을 이용할 수 있는 알베르게에서는 마트에서 재료를 사 와 밥을 해 먹었어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스파게티나 소고기를 구워 먹는 거! 밥은 냄비밥이 필수, 대부분 한국사람들은 냄비밥을 많이 해서 나중엔 냄비밥 달인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고기 먹을 때가 제일 기분이 좋아!

 

 

 

 

제일 좋은 곳은 저녁이나 아침을 제공해주는 알베르게, 물론 무료는 아니에요, 그래도 밖에 나가서 사 먹거나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단 몸도 마음도 편하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베르게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신청을 하더라고요.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도 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했답니다. 알베르게에서 저녁을 먹으면 와인도 제공돼요. 와인은 먹고 싶은 만큼... ㅋㅋ 너무 좋은 거 아닌가요?? 저는 너무 피곤해서 한 잔 정도만 마시고 끝! 지금 생각해보니 아쉽네요 ㅋㅋㅋ

 

 

 

 

주방이 없는 곳이라면 마트에서 냉동식품이나 컵라면을 사 와서 먹곤 했어요. 스페인에는 시에스타라는 낮잠 자는 시간이 있어요. 알베르게에 도착해 씻고 , 빨래하고 나면 딱 저녁 먹을 시간이거든요. 그때 대부분의 가게들이 시에스타 때문에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어요. 다시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기엔 배가 고프기도 하고 힘도 없어서 냉동식품으로 식사를 해결할 때도 있었답니다. 냉동피자, 냉동 볶음밥, 샐러드와 컵라면, 컵라면에 들어 있는 스프냄새 맡아보고 별로면 한국에서 챙겨간 오뚜기스프를 넣어서 먹곤 했답니다. 

 

 

 

지금 정리해보니 참으로 힘들게 다녔다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매일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옷을 입고 배낭을 메고, 앞을 보고 걷고 또 걷고 배고프고 바에 들어가 간단하게 아점을 해결한 후, 또 걷고 오후 2-3시쯤 되면 알베르게 도착! 매일 반복된 단순한 일상이지만 그때가 참 좋았단 생각이 드네요. 다시 한번 순례길을 걸으려고 했지만, 지금 당장은 걸을 수가 없으니 다시 걸을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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