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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아시아

러시아 여행 끝판왕 :: 시베리아횡단열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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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 끝판왕 :: 시베리아 횡단 열차 후기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 하는 여행 중에 하나가 아마 시베리아횡단열차 타 보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저 역시도 한 번쯤은 타보고 싶단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다가 2017년 5월에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가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보았답니다. 마음 같아선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한 번에 가보고 싶었지만 거리가 9288km 돼요. 한 번에 가면 7박 8일이라 걸리는 대장정이라 도중에 한 번 내렸다가 타는 게 좋다는 후기를 여럿 봐서 이르쿠츠크에서 한 번 내려서 쉬었다가 다시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올랐어요. 횡단 열차는 러시아로 떠나기 전 한국에서 예약했어요. 예약하는데 꽤나 시간이 오래 걸렸던 기억이 나네요. 예약 시 팁이라면 모든 기차 예약시간은 모스크바 기준으로 해야 된다는 거! 나중에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실 거면 이점 참고하세요.


 

 

 

 

블라디보스톡에서 2박 3일을 보낸 뒤 드디어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탑승하러 가는 길. 숙소에서 멀지 않아 기차역까지 걸어가기로 했어요. 걷기 시작한 지 5분도 안돼서 바로 후회했지만 이미 걷기 시작했으니 끝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어요. 하... 배낭 던져버리고 싶었던 그때 심정 아직까지 생생하네요. 이제 다시 간다면 배낭 무게를 정말 가볍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떠나지 못해 아쉽기만 하네요. 기차역 창구에 들어가 미리 예약해둔 티켓을 종이 티켓으로 받고, 기차 탑승하기까지 시간을 보냈어요. 기차 탑승하기 전에 기념사진도 한 장 찍고 우리가 탈 열차를 찾아 플랫폼을 열심히 걸었답니다.

 

 

 

 

 

 

 

우리가 탑승해야 할 열차칸을 찾기 위해 물어물어 드디어 탑승할 수 있었어요. 씩씩하게 열차에 올라탑니다! 지금 봐도 저 배낭을 어떻게 메고 다녔나 싶네요 ^^;;

 

 

 

 

 

 

저희가 예약한 열차칸은 3등석이랍니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3등석을 이용한 것도 있지만 3등석을 이용해 보고 싶단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각 열차칸마다 담당하는 승무원이 있어서 열차에 오르자마자 일단 티켓 확인부터 해요. 예약한 열차칸에 맞게 탔는지 확인 후, 침대커버와 배게커버, 잘 때 덮을 얇은 천, 수건까지 배정(?) 받아요. 그런데 우리가 탄 열차칸의 승무원을 일머리가 없어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도 한참을 서 있고 나서야 티켓 확인 후 물건을 배정받고 자리에 앉을 수가 있었어요. 일단 배낭을 침대 아래에 넣고 의자 커버를 씌우고, 배게도 커버 씌우고 나서야 기차 안을 구경했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러시아 현지인들이었어요. 가끔 북한 사람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내심 기대했지만 같은 칸에는 없더라고요.

 

 

 

 

 

 

기차는 쉴 새 없이 모스크바를 향해 달려요. 9288km를 달리다가 중간중간 정차를 할 때면 이렇게 기차 밖에 나와서 바람을 쐬기도 한답니다. 짧게는 10분 정도 정차하고 길게는 1시간 넘게도 정차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짧게 정차할 때는 기차 밖에 나갈 수 없을 때도 있어 나갈 수 있다면 무조건 나가서 바깥공기는 꼭 마시고 들어와요. 처음에는 내리면 안 되는 줄 알고 18시간 만에 기차에서 내려 바깥공기를 마셨답니다. 어찌나 좋던지!! 폐가 깨끗해지는 기분까지 들었어요. 기차를 타고 있는 모든 승객들이 정차하기만을 기다리나 봐요. 기차역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내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기까지 하더라고요. 나중에 우리도 저 줄에 서 있었답니다. 내리자마자 입구에서 멀리 떨어져야 해요.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내리자마자 담배 피운다고 정신없거든요. 진짜 싫었지만 싫다고 말할 수도 없고... 길게 정차할 때는 기차역에 있는 매점 앞을 어슬렁거리며 어떤 간식거리가 있나 확인하고 먹고 싶은 게 있다면 가끔 사 먹기도 했어요.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운이 좋으면 한국 과자도 팔아서 사 먹기도 했답니다. 밥 먹을 때 같이 먹으면 좋은 삶은 계란도 사기도 했어요. 이것이 기차여행의 묘미가 아닐까요.

 

 

 

 

 

 

 

차창 밖 풍경이에요. 러시아는 춥다고만 느껴서 온 세상이 하얀 눈 세상일 줄 알았는데 저희가 간 5월에 갔을 땐 푸릇푸릇하더라고요. 오히려 기차 안이 더울 때도 있었어요. 누가 러시아 춥다고면 했냐고, 더워서 힘들었다는 ;;; 처음 창 밖 풍경을 봤을 땐 감탄밖에 안 나왔어요. 광활하게 펼쳐진 모습이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 광경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멋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똑같은 풍경을 며칠 내내 보니까 감흥이 없어졌어요.  

 

 

 

바이칼호수

 

 

 

감흥이 사라질 때쯤 만난 바이칼 호수, 며칠 동안 허허벌판만 보다가 호수가 나타나 흥분했어요. 바이칼 호수는 세상에서 다섯 번째로 큰 호수고 하더라고요.  끝이 보이지 않는 바이칼 호수, 왜 사람들이 바다라고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저도 바다를 볼 수 없는 이 지역에 살았더라면 바이칼 호수를 바다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바이칼 호수가 보인 뒤로는 하던 일도 멈추고 창 밖에 보이는 바이칼 호수만 보고 또 보고! 겨울이었다면 바이칼 호수를 보러 갔을 텐데, 겨울이 아니라 과감하게 포기했어요. 언젠가 다시 한번 갈 이유를 만들어 놓은 거죠 ㅋㅋㅋ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이동할 때에는 삼시세끼를 모두 기차 안에서 해결해야 해요. 열차 안에 식당칸이 있지만 한 번도 이용해 보지는 않았어요. 그 대신 한국에서부터 준비해 간 간편식과 열차를 타기 전에 마트에서 구입한 간편식으로 이르쿠츠크까지 끼니를 해결했다가 이르쿠츠크에서 1박 2일 동안 지낼 때 시장에 들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과일이랑 야채를 구입해서 모스크바까지 끼니를 해결했어요. 그리고 중간중간 열차가 정차했을 때 마을 주민들이 판매하고 있는 만두나 찐 감자를 사 먹기도 했답니다. 여기서 꿀팁! 한국에서 컵밥이나 간편식을 사서 가는 게 좋아요. 러시아에서도 도시락 컵라면을 팔고 있지만 생각보다 질리더라고요. 그리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빵이랑 딸기잼을 사서 두고 먹기 좋고요. 열차를 타면 뜨거운 물과 컵이 제공되기 때문에 커피나 차를 준비하는 게 좋아요. 러시아에도 차 저렴하면서도 유명한 것들이 많으니 골라 마시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러시아에서 꼭 사먹어햘 주스를 추천할게요! 주스 이름은 모르지만 빨간 종이팩으로 되어 있는 주스. 뚜껑이 있어서 보관하기도 좋아요. 사이즈도 다양하기 때문에 원하는 사이즈를 구입할 수 있어요. 주스 종류도 진짜 다양해요. 포도, 사과, 오렌지, 망고 등등등 정말 많지만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맛은 오렌지와 망고가 함께 들어간 이 주스예요. 이 주스 말고도 종이팩에 들어간 주스를 판매하고 있으니 열차를 탈 때나 러시아 여행할 때도 마셔보시는 거 추천합니다.

 

 

 

 

 

 

드디어 기나긴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종점인 모스크바에 도착했어요. 아침 일찍 도착한 모스크바! 도착하기 몇 시간 전부터 승무원들이 열차 안에 불을 켜고 정리하라고 승객들을 열심히도 깨웠어요. 내리기 직전에 잊고 내리는 물건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 후 배낭을 챙겨 열차에서 내렸어요

 

 

 

 

 

 

종점이라 모든 승객들이 모스크바에서 내렸어요. 새벽 일찍 모스크바에 도착해서 비몽사몽으로 내렸지만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까지 일주일 넘게 걸려 도착했더니 속이 후련했어요.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먹는 것도 대충 때워가며 불편한 의자에 누워 잤지만 일주일 넘는 동안 열차를 타면서 특별한 경험도 하고, 재미난 일도 있었던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탑승기! 힘들었지만 한 번쯤은 해볼 만한 특별한 경험인 건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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